페이스북 친구가 공유한 글을 통해 우연히 보게 된 한 글에서 한 해 동안 실천할 버킷리스트 100개를 쓰는 프로젝트를 보았다.

본디 버킷리스트란 죽기 전에 하고 싶은 일이라는 뜻이지만, '곧 죽는다는 생각(?)으로 인생을 열심히 살자!' 라는 생각으로 목표나 하고 싶은 일을 정리하는 말로 더 널리 쓰이게 된 것 같다. 

나 또한 그런 의미로 버킷리스트를 작성하였다. 


버킷리스트를 쓰게 된 동기

나는 새해의 들뜨고 설레는 기분을 참 좋아했는데 한 2년전부터 그 설렘을 잃게 되었다. 

새해가 되어 새롭게 마음을 다지며 '이번 년도엔 이렇게 살거야', '이런 일을 해봐야지'하며 다이어리에 적는 것이 나에겐 하나의 즐거움이었고 그래서 늘 10월부터 일찍 다음해의 다이어리를 고르며 즐거워했는데, 

3년 다이어리를 쓰면서부터는 다이어리를 고르는 즐거움이 사라지게 되었고- 반복된 일상이 찾아오면서는 새해의 설렘마저 잃게 되었다.

호기심을 잃게 되면 시간이 빠르게 흘러간다는데, 나 또한 2년전부터는 그렇게 된 것 같다. 

새해가 되어도, 나이를 먹어도 아무 감흥이 없어졌고 오래 사귀다 결혼을 해서 그런지, 결혼을 했다고 하여 새롭게 신년목표가 생기는 것도, 설렘이 생기는 것도 아니었다. (편안함과 익숙함으로 오는 안정감과 행복감은 커졌지만!)

그리고 이는 나의 오랜 소울메이트인 준슝도 마찬가지인 듯 했다. 

그런 때에 보게 된 '한 해 버킷리스트 100개 쓰기'. 나는 이 글을 보고 자극을 얻었고, 엄마와 동생, 나의 배우자에게 곧장 공유를 하였다. 

매사에 인생을 열심히 사는 엄마는 나보다도 빨리 버킷리스트 100개를 써냈고 나도 버킷리스트를 쓰고 정리하였다. 


나의 버킷리스트 소개 

100개를 쓰기 위해서는 정말 자잘한 것까지 생각하여 써야 했는데, 이것이 의욕을 부르는데 도움을 주었다. 

거창한 것을 쓰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 압박에서 벗어날 수 있었고, '100개를 어떻게 감히 실천하겠어! 일단 조금이라도 하고 싶었던 모든 것을 다 적고 될 수 있는대로 실천해보자'라는 안일한 마음이 오히려 의욕을 불러주었다.
정말 작은 것들을 쓰다보니 모두 실천할 수 있을 것 같은 생각이 들었거든 .

또한, 적다 보니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의욕들이 생겨났다. 

쓰다보니 버킷리스트가 늘어나 105(현재 109개)개를 쓰게 됐는데 내 버킷리스트를 소개한다. 


생활/기타 ( 7개->8개 )

□ 경제활동 시작하기(알바든, 직장이든)

□ 자동차 사기

□ 외식 일주일에 3끼만 하기(단, 약속 등 놀러간 날 제외)

□ 스토어팜으로 물건 팔기

□ 부업하기

□ 그릇세트 사기

□ 집에서 대게 쪄먹기

+ □ 자전거 사기 (2월27일 추가)

부부생활 ( 19개 -> 20개 )

□ 캠핑가기

□ 차 산 후, 한달에 한번 교외로 놀러 가기

□ 상담카페 가보기

□ 스포츠 하나 같이 배우기 

□ 일출보러 가기 (새해 아니더라도)

□ 치앙마이 여행가서 쿠킹클래스 하기

□ 야구장 가기

□ 부부 달성과제 만들기

□ 부부 달성과제 결과 블로그에 정리하기

□ 신랑에게 꽃 선물하기

□ 한달에 1번씩 신랑과 책 읽고 토론하는 시간 가지기 

□ 신랑 도시락 일주일에 3번 이상 싸주기

□ 결혼기념일에 촬영하기

□ 별 보러 가기

□ 사람이 아무도 없는 시골마을에서 차 안에서 라디오로 제야의 종소리 듣기

□ 재즈페스티벌 가서 돗자리 깔고 맥주 마시기

□ 싸이 콘서트 가기

□ 발렌타인데이 간식 만들어주기

□ 매일매일 남편 출근길 사진 찍기 

+ □ 신랑과 자전거 타고 놀러가기 (2월 27일 추가)


신랑과 함께 하고 싶은 일들을 적어보았다. 결혼을 했지만, 바쁜 신랑과 게으른 아내가 만나 여태 데이트를 많이 다니지는 않았다. 

오래 사귀다보니 이제는 새로운 곳에 가는 것보다 편하게 집에서 같이 붙어서 딩굴거리는게 더 편안하고 익숙하기도 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이런 일상들은 지나고 나면 전혀 기억이 나지 않았다. 우리가 어떤 이야기를 했고, 어떤 시간을 보냈는지 하나도 남지 않았다. 

카메라를 꺼낼 일이 사라졌다. 

부부가 함께 할 일을 생각하여 사소한 일이라도 적다보니 이것을 실천하기 위해서라도 움직여야 겠다는 생각이 든다. 


친목활동 ( 25개 -> 26개  ) 

□ 고마운 사람에게 카드 써서 보내기 

□ 친구들과 MT 가기

□ 친구랑 국내 여행 가기

□ 2019년에 내가 만나야 할 사람들 정리하기

□ 그 사람들 만나기

□ 집으로 손님 3회 초대하기

□ 학교 가서 교수님 뵙기

□ 사촌 언니 보러 가기

□ 가족 사진 인화하기

□ 엄마와 여행 한 것 포토북으로 만들기

□ 부모님과 단양 여행가기 

□ 엄마 은퇴 후 여행 계획하기

□ 아빠 신혼 집 초대하기

□ 내가 운전해서 엄마랑 국내 놀러가기

□ 언니랑 엄마랑 셋이서 여행가기

□ 스튜디오에서 가족 사진 찍기

□ 부모님한테 편지 쓰기

□ 아빠 한복 맞춰주기

□ 엄마랑 연말에 세신사에게 때 밀기

□ 언니 생일에 스파 쏘기

□ 가족들과 펜션 여행 가기

□ 가족들과 몸으로 말해요 게임하기 

□ 시댁 사진첩 만들기

□ 시어머니 환갑 계획하기

□ 시어머니 환갑 초대장 만들기

+ □ 시어머니 우리집에 모시고 음식 대접하기


친목활동에는 배우자 이외의 사람과 함께 하는, 혹은 그들과 관련있는 일들을 채워보았다. 나의 원가족/신랑가족/친구 를 떠올리며 적다보니 25개나 적게 되었다. 

이를 다시 분류해보면 25개 중 10개(편지쓰기, 계획하기 등)는 내가 혼자 하는 일이고 나머지 15개는 누군가의 협조가 필요한 일이다. 

친구(교수님 포함)와 관련된 것이 7개, 나의 친정과 관련된 일이 15개, 시댁과 관련된 일이 3개다.  ~~ 라는 문장을 쓰고, 시댁에 너무 각박하게 군 것이 아닌가... 하는 반성으로 시댁과 관련된 친목 활동을 하나 더 추가했다. 


여가 활동 ( 17 개->18 개)

□ 해외여행 가기 

□ 제주도 여행가서 렌트하기

□ 제주도 뉴저지카페 가기

□ 한라산 등반하기 

□ 풀빌라 놀러가기

□ 여행에 다녀오고 나서 다음 여행지 정해두기 

□ 다음 여행지에 대한 정보를 모아서 여행가보기 

□ 여행 가기 전에 가이드북 만들어보기 

□ 가을에 국내 여행 가기

□ 제천 여행 가기 

□ 템플스테이 해보기

□ 여행가서 자전거 타기

□ 스노쿨링 하기 

□ 물놀이 하러 가기

□ 아무 지하철역에 내려서 하루종일 놀아보기

□ 등산 갔다와서 전에 막걸리 마시기

□ 패러글라이딩 해보기 

+□ 집 근처 새로운 식당 10개 가보기 (19.02.27 추가)


여가 활동은 주로 여행에 관련된 것들이다. 

신랑과, 친구와, 가족과 가는 여행까지 포함하면 여행에 관련된 버킷리스트가 역시 많다. 


자기개발 ( 37개 )

□ 2019년 버킷리스트 100개 쓰고 블로그에 올리기

□ 버킷리스트 모임하기

□ 2019년 버킷리스트 100개 뽑아서 냉장고에 붙여두기

□ 손님와도 떼지 않기! 부끄러워말고 만천하에 알리기

□ 12월에 2019년 버킷리스트 정리하기

□ 2019년 12월 20일에 2020년 버킷리스트 작성 시작하기

□ 인생의 버킷리스트 100개 작성해보기

□ 언어공부 해보기(스페인어/영어/일본어??)

□ 전시회 3회 이상 가기 

□ 팝송 한 곡 외우기

□ 한국노래 한 곡 외우기

□ 김무성 표정 하루에 1번만 하기 

□ 일기 일주일에 3번은 쓰기

□ 1월 일본 여행기 쓰기

□ 56kg 유지하기

□ 5년 미래 계획 세우기

 블로그 로고 그리기 

□ 그림일기 10개 그리기

□ 월말 나의 기록 정리하기 

□ 가계부 매달 쓰고 월말 정산하기

□ 집에 있는 책 5권 읽기

□ 책 읽고 리뷰쓰기

□ 탁구 배우기

□ 소재노트 만들기

□ 매일 마감시간 정해놓고 글쓰기

□ 정해진 일상 만들기(하루 계획표 세우기)

□ 손으로 작품 만들어 선물, 전시하기

□ 아침에 일어나서 책 읽거나 글 쓰기

□ 찌짐 잘만들기

□ 100가지 새 요리하기

□ 매주 새 요리한 것 정리해서 블로그에 올리기

□ 카페가서 디저트 메뉴 안 시키기 

□ 일주일에 이틀, 핸드폰 3시간씩 꺼놓기

□ 핸드폰 없이 외출해보기

□ 신혼여행 사진 정리해서 인화하기

□ 신혼여행 포토북 만들기

□ 내가 운전해서 추석 때 내려가기 


자기개발 분야가 확실히 많다. 그러나 모두 소소한 것들.

충분히 이룰 수 있을 것 같다. 



주변사람들에게 내가 한 해동안 할 일들로 100가지를 적었다고 하면 그 양에 모두 깜짝 놀라는데, 막상 쓴 내용을 읽어주면 "벌써 100개 다 읽었어?" 라고 한다. 

버킷리스트 100개, 물론 올해 지키지 못할 것으로 예상되는 것도 벌써 있지만 대부분은 소소한 것들로, 처음에는 100개라는 말에 부담스러워 하던 사람들도, 

막상 내용을 들으면 "나도 도전해볼까?"라는 말을 하였다.

신랑과 버킷리스트 100개 실천하기를 함께 시작하려 하였건만, 야근러쉬로 바쁜 신랑은 버킷리스트를 쓸 시간이 나지 않아 일단 나부터 시작하기로 한다. 



오늘 이 글은 잠을 자지 않고 막 써재끼는 글로, 쓰면서 나도 문장이 이상하다고 생각하면서도 일단 글의 완성을 목표로 마구잽이로 써본다.

올해 나의 목표는 강박버리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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