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몇 년간 부동산 가격이 폭등하고 또 그에 대한 정부의 여러 대책들이 발표되고 있어 주변에서도 부동산에 대한 얘기가 많이 나오고 있다. 나 또한 직장을 가지고 결혼을 하면서 "집"이라는 것에 대한 고민이 많아지고 있다. 부동산은 움직일 수 없는 재산을 말한다. 보통은 토지나 건물들을 말한다고 한다. 단어가 주는 느낌이 재산이다 보니 집으로 보지 않고 돈으로 보게 되는 경향이 많아지는 것 같고 나 또한 점점 그렇게 되어 가는 것 같다.
우리 가계의 재산으로서가 아닌 내가 살아온 "집"들에 대해 이야기해보고 싶다. 나는 여러 집에 살아왔는데 하나씩 간략하게 짚어보고자 한다.
1살 - 3살
첫 집은 서울 암사동의 다가구 주택이었던 것 같다. 물론 기억은 거의 나지 않지만 하나 기억나는 게 있다면 집 근처에 슈퍼가 어디 있었는지 기억난다. 어린아이에게 슈퍼란 쇼핑을 좋아하는 사람에게 백화점이 가져다 주는 감동 이상이지 않을까, 그 외에는 사실 그다지 생각나지 않는다.
3살 - 6,7살
두 번째 집은 경기도 성남에 다가구 주택이었다. 한 주택에 층마다 각각 한 가족씩 살고 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리고 그 집 마당에는 큰 은행나무가 있어 매해 가을에 낙엽을 쓸고 겨울에는 눈이 하얗게 내렸던 기억이 난다. 지금 돌아서 생각해봐도 정말 작은 마당이었지만 현관 밖에, 그리고 대문 안쪽에 그런 계절을 느낄 수 있는 공간이 있다는 건 정말 좋았던 경험이지 않았을까 싶다. 윗집과 아랫집에도 비슷한 나이대의 어린이들이 있어서 종종 같이 놀았던 것 같다. 내가 생각할 때 이 집의 하이라이트는 집의 위치에 있는 것 같다. 아주 가파른 오르막 / 내리막길의 한가운데 집이 있어 혼자서는 어디에도 나가지 못하는 집이었다. 몇 년 전에 그대로 그 집이 있을까 하여 찾아가 봤는데 그때 역시 길이 정말 가파르다고 느꼈다. 아쉽게도 그때 그 집은 건물을 새로 지었는지 찾지 못했다. 문득 집 안의 생김새는 잘 기억나지 않고 오히려 이런 집 밖의 풍경이 생각난다는 게 새삼 신기하게 느껴진다.
6,7살 - 초2
이전에 산 집과 그리 멀지 않은 위치의 초등학교 근처에 살았다. 빌라 였는데 이 때 부터는 그 주변이나 집이 잘 기억 난다. 남은 유치원 시절은 유치원 버스를 타고 다녔던 것 같고, 학교는 바로 앞이라 걸어 다녔는데 정말 가까워서 어린아이 걸음으로도 1-2분이면 학교 정문에 도달할 수 있었다. 생각나는 이야기가 많다 보니 뭔가 하나 콕 짚어서 쓰기가 애매하다. 거의 꼭대기 층이었는데 옆집이었는지 윗집이었는지 옥상으로 가는 길이 그 집 안에 있었던 게 생각이 난다. 옥상을 가기 위해서는 반드시 그 집안을 지나서 올라가야 하는 게 지금도 놀랍다. 다만 결국 거길 올라간 적이 있었는지는 기억나지 않는 것 보면 가보진 못했던 것 같다.
다음에는 초2 이후에 살았던 학창시절의 집에 대해서 써봐야 겠다.